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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전히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

도비(Doby) 2025. 3. 22. 16:36

여전히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. 종종 ‘글을 잘 쓰고 싶다’는 생각과 글을 써야 하는 순간들을 돌이켜보면, 모니터에 하얀 화면을 띄워 두고 몇 시간 동안 머리를 쥐어 싸맸던 기억들이 있다. 그렇다고 해서 들인 고뇌만큼 썼던 글들은 좋은 글이 아니었다. 대부분은 써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도 않았을 때, 급하게 썼던 글이었다.

 

우선, 부담이 크다. 더 나은 표현이 있을 거 같고, 다소 투박한 표현들처럼 느껴지는 문장들이 타이핑하는 내 손가락을 멈추고, 썼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게 만든다. 이 반복이 나를 너무 피곤하게 만든다. 그러다 보면, 글의 정체성이 늘 모호해졌다. 왜 쓰고 있었지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그만 쓰고 싶었다.

 

지금은 인공지능의 시대, 쓰고 있던 글을 Chat GPT에게 맡기면 모호한 표현의 명료함, 전반적인 글의 윤문을 해서 한 단계 퀄리티가 높은 글로 만들어준다. 물론,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면, 이건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. 하지만, 난 이에 부작용을 느끼기도 한다.

 

‘이건 이렇게 수정하는 게 더 명확한 표현처럼 보여요’, ‘다소 적합한 표현은 아닙니다’ 등 내 글에서 결함만 찾고 있는 이 인공지능을 보고 보면, 힘이 쭉 빠진다. 다만, 이것은 부정적인 예시라 생각한다. 글의 부족함을 알려주고 해결 방법을 제시한 것을 반대로 내가 학습한다면, 글을 쓰는 능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.

 

하지만,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는가. 쓰고 있던 글들은 대부분 어딘가에 제출, 투고 등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관한 것들이라 ‘아 이런 게 부족했구나, 이런 표현이 더 적합하겠구나’까지는 느끼더라도, 정작 내 머릿속에 저장해 두고 작성 스킬로 연계하기까지에는 다시 내 업무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.

 

어떠한 일이든 잘 해내고 싶다면, 시간을 들이는 게 당연한 것. 난 일말의 노력 없이 이 능력을 갖고 싶은 듯하다. 글 쓰기를 잘하고 싶다면, 사실 이미 답은 나와있지 않은가. ‘많이 읽고, 많이 써라.’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인터넷에 ‘글을 잘 쓰는 방법’이라 검색해 봤다.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방법들이 전부였다.

 

그래서, 이전부터 사실 이래저래 고민은 했었다. 며칠에 한 번씩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, 이 미친 듯이 바쁜 일정에 이 일정을 넣을 틈이 보이지 않아 등 돌렸다.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글을 쓰고 싶다. 아무 말을 하든,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고민을 글로 적어보든, 뭐든 좋다.

 

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는 막연하게 논문이다. 막힘 없이 글을 논리적으로 풀어쓰는 능력을 갖고 싶다. 물론, 한 번의 막힘 없이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만, 그걸 감안해도 난 지금 너무 막혀있다. 막혀있는 가장 큰 이유는 ‘너무 많은 생각’이다. 그러다 보니 만약 글을 잘 쓰게 된다는 건 어쩌면 내 생각이 조금은 단순해졌다고 바라볼 수 있을 거 같아 잘 쓰고 싶기도 하다.

 

어쨌든 글을 자주 써보려고 한다. 다소 쓸모없는 내용들로 시작해서 가끔은 공부하고 있는 것까지, 주제는 상관없다.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하게, 그리고 빈도를 늘리는 방향으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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